제목 "IPTV, 절반의 성공"
   등록일 2010-01-21    조회수 2049
황상재 교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몇 년 전 중앙일간지에 IPTV 조기도입을 주장했던 필자는 이미 사용하고 있던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결합상품으로 해서 IPTV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해주겠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IPTV를 신청했다. 당시 이미 케이블TV를 시청하고 있었기 때문에 IPTV 서비스를 받아보겠다는 결정에 아내는 “다 그게 그거 아닌가요?”하면서 싫은 내색을 했지만 쌍방향성을 이야기하며 “IPTV는 케이블TV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필자의 주장에 마지못해 동의를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IPTV를 시청한지 몇 달이 지난 지금, 다시 아내가 “IPTV 시청 이후 TV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지셨습니까?”라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200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IPTV는 가입자 수가 매우 저조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기존 VOD 가입자의 실시간 서비스 전환과 스포츠 및 보도채널 확충에 따른 가입자 유도효과, 그리고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3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전략 등에 힘입어 IPTV 가입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7월 이후 3개월간 IPTV 3사의 가입자 수가 30만 명 이상 급증하면서 2009년 10월 말 기준 전체 가입자 수가 209만 7,000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초기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성장기 문턱에 들어선 것 같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간 IPTV를 시청한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IPTV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선 VOD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케이블TV와의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 그게 그거 아닌가요?”라는 아내의 주장에 크게 반박하기 어려운 것이다. 물론 케이블TV와 달리 IPTV는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무료로 제공하는 영화 대부분이 오래된 것으로 이미 지상파방송이나 케이블TV에서 시청한 것들이라 아쉬움이 크고, 유료 영화는 요금이 IPTV 월 이용요금 수준에 비추어 볼 때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단점이 있다. IPTV가 차별화된 서비스로 내세우는 VOD 서비스는 케이블TV가 디지털로 전환되면 그 차별성은 무의미해진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새로 보려고 할 때 프로그램이 다운로드 되기까지 지루하게 반복되는 광고들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케이블TV에서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광고를 보기 싫으면 다른 채널로 넘어가서 광고가 끝날 때 쯤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IPTV는 다른 채널로 도망도 가지 못한다.














시청자와의 양방향성은 IPTV의 가장 대표적인 특성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미 손끝 하나로 눈 깜박할 사이에 모든 서비스를 양방향으로 연결시켜주는 인터넷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시청자에게 IPTV의 양방향 서비스는 충분한 만족을 선사하지 못한다. 시청자와 IPTV를 연결시켜주는 리모컨과 메뉴는 사용하기가 불편할 뿐만 아니라 기능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반 프로그램을 단순히 선택해 시청하는데도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하물며 프로그램 시청과 달리 많은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나 T-커머스 같은 서비스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IPTV 수입모델은 시청자가 지불하는 월 시청료 외에 유료 VOD 서비스나 T-커머스와 같은 상품거래, 그리고 게임이나 증권거래와 같은 부가서비스 수익으로 구성되는데 현재의 시스템 수준으로 볼 때는 상당한 기간 동안 월 시청료 외에는 다른 수입원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IPTV가 절반의 성공을 넘어 완전한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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